그럼 혹시 사람 단전도….”
자유로운 영혼의 제령(製靈)전문가
제서련 / 齐誓炼
32
남
[사/무소속]
자유로운 영혼의 낭인!
발길 닿는 대로 어디로든 간다.
자유로운/자신만만/유아독존
인생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다. 겁을 상실한 편이라 많은 경험을 할 수는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만큼 리스크가 큰 사고들도 곧잘 일으킨다. 그럼에도, 무슨 일이 일어나든 내가 전부 감당할 수 있다는 믿음 또한 확고하다.
이렇듯 자신에 대한 평가가 상당히 후한 편이다. 외모도 무력도 성격도 뭐 어느 하나 빠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단단하게 갖추어져 있다. 자신은 타인에게 부끄러울 것 하나 없는 사람이라는 태도를 고수하며, 실없는 농담을 던지고선 자신이 유쾌한 사교성까지 갖춘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칭찬해줄 정도. 본인이 무언가를 실패할 것이란 생각 자체를 거의 하지 않는다. 비무에서 패배하거나, 무언가 위험한 일을 겪고 마는 순간까지도 그 생각은 변치 않는다. 무슨 일이 일어나든 전적으로 자신이 선택한 일이며 이로부터 재미를 느낄 수만 있다면 그건 성공이라고 불러야 하지 않나?
자신이 저지르는 모든 행동에 한치의 부끄러움이 없다. 다 그럴만해서 그렇게 한 것이라는 식의 사고방식. 과격하며 쉽게 폭력을 저지르는 무인임에도 특유의 당당함으로 그것이 나쁜 짓이라는 감상이 크게 들지 않게 하는 재주가 있다. 주변의 평가는 대략, 그래도 나쁜 사람은 아니긴 해. 좀 호전적일 뿐이지. 그런 평들이 주를 이룬다.
그것은 그의 행동원리가 대부분 무림의 예법을 지키는 선에서 저질러지기 때문이기도 하다. 관아의 일은 불가침. 양민의 안전도 불가침. 비무는 반드시 상호동의. 혹자의 눈에는 악행처럼 보이는 일을 저지르더라도 그걸 해명할 수 있는 법도가 대부분 있다는 점에서 무림이라는 세계도 그다지 제정신은 아니다.
때문에 서련은 자신의 생활상이 상당히 차분하고 점잖은 편이라고 여긴다. 이보다 더 심하게 날뛰는 망나니도 많고 자신도 충분히 그리될 수 있는데 그러지 않고 있으니 이것은 굉장한 참을성과 어른스러움을 겸비해야 해낼 수 있는 절제라는 입장. 이 정도면 충분히 착하게, 젠틀한 세가의 도련님처럼 얌전히 살고 있는데 그런 날 빨리 칭찬하지 않고 뭐하냐는 식의 뻔뻔한 태도까지 내비친다. 더 뻔뻔한 점은 그렇게 말하는 서련이 사실 남의 칭찬 따위 쥐뿔도 신경 안 쓰는 사람이라는 점이다. 그는 누가 뭐라고 하든 우직하게 본인이 가고 싶은 길로만 가는 인간이다.
187cm/79kg

아노르 님 커미션 작업물
허리까지 오는 검은 머리카락을 천끈으로 틀어올려 묶었다. 비단 장포를 걸친 채 입 다물고 앉아 있는 모습을 보자면 어디 돈 많은 세가의 곱상한 한량 도련님처럼 보이나, 그것을 벗어던지고 대검을 든 폼을 보자면 영락없이 사도를 걷는 낭인이다. 움직이기 편하도록 소매와 바짓단을 죄인 흑색의 무복이 치렁거리는 장포 사이로 보인다. 질끈 동여맨 소매 위로는 가죽 보호대를 찼고, 허리에는 한 자 반(약 45cm)쯤 되어 보이는 단검을, 등에는 본인의 키와 엇비슷한 길이의 대도를 차고 있다.
완숙한 화경의 경지
도법, 검법, 권각술 위주의 체술 사용 공격이 최고의 방어! 도법이 거칠고 파괴적이다. 삘타면 칼 집어던지고 강기 두른 주먹으로 냅다 팸.제서련은 광동제가(广东齐家) 혹은 제가장(齐家庄)으로 불리는 광동성 광주시의 무림세가 태생이다. 제가는 광주항을 통해 무역을 업으로 삼는 상인 가문이며, 중원 내 다른 지역은 물론이요 새외와도 교역하며 나아가 서역과도 교역하는 상단들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들은⋯⋯. (여기서부터 잔인함)
사파스러운 짓을 한다!
그리 쌓은 부로 음지에서 광동 일대를 주름잡는 세가로서의 위치를 공고히 했으니 기득권으로서 영 글러먹은 그들은 아마 프랑스에서 태어났다면 성난 민중의 노래를 들으며 끌어내려졌을 것이고 독일에서 태어났다면 프롤레탈리아 레볼루션을 당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곳은 안타깝게도 죽창 앞에 모두 평등한 세계 따위가 아니다. 때문에 그들은 불합리한 세계는 불합리한 방법으로 살아가는 것이 합리적이라 판단했다.
즉, 광동제가는 무림세가라는 명성을 달고도 그 속성이 정도(正道)보다는 사마외도에 한없이 가까운 집안이라.
그들의 뿌리는 광동이나 주 무대는 중원이 아닌 새외와 서역이다. 때문에 중원에는 그들이 어떤 이들인지 좀처럼 알려져 있지 않아, 구파일방의 높으신 분들 혹은 흑사회의 정보를 기민하게 아는 이들이나 제가의 실체를 안다. 그리하여 세간의 흐름을 능히 파악하는 이들은 그들을 바로 보아 광동제가라 부르며, 그들이 항구도시 끝자락의 작은 상인 가문이라 아는 이들은 제가장이라 낮추어 부른다. 당신은 제서련이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떠올린 가문이 ‘광동제가’인가, ‘제가장’인가?
…라고 멋지게 서술하고 싶지만, 그는 이미 가족과 절연한 몸이기에 이미 제가의 인물이 아니다.
동생과 싸우고 가출했기 때문이다.
등에 출처 모를 저주와 액과 악귀를 잔뜩 달고 다닌다. 대체 어디서 뭘 하고 다닌 것인지, 하여간 이 인간이 화경이 아니었다면 진작에 어딘가에서 객사했겠거니 싶을 정도로 많다. 고명하신 중이나 도사라면 서련의 인간성 혹은 조상의 부덕함을 의심해볼 법하다. 다만 영안이 없다면 모를 것이다. 사실 본인도 모른다.
박수(무당파) : 여행메이트
살짝 바보같고 귀여운 동행인. 얘한테 걱정받는 게 재밌어서 순한 척 하고 있다.서련은 여느 날과 같이 한량 행세를 해 대며 빈둥빈둥 객잔에서 술이나 퍼마시고 있었다. 평소와 달랐던 것은, 도관을 쓴 웬 애송이가 술에 잔뜩 취해 인적 드문 밤골목으로 걸어가는 것을 목격한 것 정도다. 저 쪽은 흑도방파 건달 무리들이 모여 노는 곳인데.
아무리 그래도 곤경에 처한 강호초출을 못 본 체 할 수는 없었던 노릇이라, 서련은 친근한 체하며 그를 부축해 제가 마시던 객잔으로 데려와 술상 앞에 앉혔다. 그리고 술을 먹였다. 이독제독이라. 본디 주독은 주독으로 날리는 법이다.
그런데 이 도사 친구에게는 도통 그 방법이 통하지를 않았다. 청정 도량에서 이슬만 먹고 산 것인지, 아직 연태주 몇 병 까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죽는 소리를 낸다.
친절한 서련은 속이 좋지 않아 보이는 그가 아침에 무엇을 먹었는지 별로 확인하고 싶지 않았기에 도인을 하여 친히 주독을 날려 주었다. 이 얼마나 젠틀한 배려란 말인가.
그리고 객잔의 방을 하나 빌려 그곳에 가둬 놓았다. 그도 무인이니 깨면 알아서 잘 기어 나올 것이다.
이튿날 맞이한 젊은 도사의 낯빛은 파리하기만 했다. 인사불성이 된 저를 수습해 주셔서 감사한데 당최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이다. 사파 낭인에게 도움을 받은 것이 그리도 충격적인가? 라고 하기에는⋯ 서련은 차분하고 점잖게, 인내심과 어른스러움을 갖추고 주정뱅이를 도와준 것이었기에 사파 티가 났을 리 만무하다. 이리 해장술도 대령해 주지 않았는가. 선배 무인으로서 이 정도는 해줄 수 있다. 서련은 돈도 있고 가오도 있다. 실로 훌륭한 어른의 귀감이다.
와중 도사의 시선은 무언가를 쫓듯 서련의 주위에서 하염없이 방황하다가, 서련의 허리에 채워진 검을 마주하고는 더욱이 거세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 검은⋯⋯.”
떼잉 쯧 요즘 도사가 이렇다. 남의 애병을 탐내기 전에 감사 인사가 먼저 아닌가? 강호의 도리가 이렇게 떡락하기만 한다. 하지만 서련은 친절한 사파였기 때문에 친절하게 대답했다.
“멋지지 않나? 일전에 산에서 길을 잃은 적이 있는데, 눈앞에 웬 분묘가 나오더군. 뭔가 쓸만한 게 있을까 해서 들어가 봤는데….”
“⋯⋯그러시군요.”
저 녀석 어쩐지 점점 더 표정이 꾸겨진다.
“글쎄 이런 게 나오지 뭔가. 이거 봐. 현철로 된 검이네. 짱이지. 이 날을 봐. 대박임.”
“말투 왜 이래⋯ 아니, 칼 집어넣으시고⋯ 혹시 그곳에서 무슨 일이 더 있었는지 알 수 있을까요?”
“음, 꽤 잘 만들어진 분묘인지 기관진식이 가득하더군. 나가기 힘들어서 다 부쉈네.”
도사가 거의 울 것 같아졌다. 서련은 그 반응이 제법 즐거웠다. 그래서 당분간 같이 다니기로 했다. 상대의 의견? 살면서 그런 건 그다지 중요했던 적이 없다. 그는 자신이 하고자 하는 바를 이루지 못한 경험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다.
재미있는 사람을 발견해 신난 나그네와 막 강호행에 나선 아방도사의 기묘한 동행이지만 어찌저찌 쿵짝은 잘 맞는 편이다. (손바닥으로 등짝을 때려도 소리는 난다.)